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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핵심 가치와 사명을 지키기 위해, 그들의 비전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일부러 성장이 아니고 팽창을 제한하기도 하는 선택적 성장을 포함한 5가지의 핵심 키워드를 알아봅니다.
16. 선택적 성장
선택적 성장에 대해 말하기 전에 먼저 성장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사람의 성장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으면서도 유독 기업의 성장에 대해서만큼은 '양적 팽창'을 성장의 전부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유명 다국적 기업의 컨설턴트로 활약했던 로버트 토마스코도 이런 편견에 일침을 가했다. "성장은 팽창이 아니라 진보다. 팽창만 추구하는 것은 유기체로 보자면 위확대증이나 암과 동일하다.” 기업의 성장 역시 양적 팽창보다 질적 진보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성장은 오히려 독이 될 때가 많다. 그래서 어떤 기업들은 그들이 만드는 브랜드의 핵심 가치와 사명을 지키기 위해, 그들의 비전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일부러 성장, 아니 팽창을 제한하기도 한다. 보 벌링엄은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었던 그의 책 《스몰 자이언츠》를 통해 이런 기업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런 기업들은 평생 유명 일간지들이 선정하는 '500대 기업에 속하지는 못할지 모른다. 그러나 기업 순위가 항상 기업의 사명 달성 정도와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종종 그 '순위'를 강조하는 것이 기업의 사명과 브랜드의 질적 성장을 방해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이 스마트한 기업들은 알고 있다. 이들은 팽창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팽창이 진정한 의미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업의 성장은 의무가 아닌 '선택'의 대상이다.
17. 브랜드의 역경지수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폴 스톨츠가 처음 개발한 역경지수는 '스트레스에 생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지수'를 의미한다. 그는 사람마다 역경이 닥쳤을 때 이를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고 말하는데 등산을 하는 사람의 세 가지 유형에 빗대어 역경을 겪게 된 사람들을 분류했다.
그 세 가지 유형은 바로 Quitter(곧 그만두는 사람), Camper(대안 없이 안주해 버리는 사람), Climber(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 즉 등산을 해내고야 마는 사람)이다. 이는 한 명의 인간뿐만 아니라 조직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몇몇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많은 기업들이 조직원 중 약 80%를 Camper로 채워 둔 셈이라고 한다. Camper가 많은 조직은 어떻게 될까? 그리고 그들이 만드는 브랜드는 어떤 모습일까? 이런 조직과 브랜드는 언제라도 닥칠 수 있는 재난과 환경 변화, 그리고 위기 앞에서 시도조차 해보지 못하고 무너져 내릴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외부적인 위기뿐만 아니라 그보다 먼저 현실에 안주해 버리는 성격 때문에 시대의 흐름조차 따라가지 못하고 도태될지도 모른다.
반면 Climber가 많은 조직은 전 세계적인 불황 같은 시기에도 이를 이겨 내려는 시도와 노력을 계속한다. 이런 변화를 의식해서인지 역경지수라는 개념이 통용되기 시작 한 이후 글로벌 기업에서도 조직 차원에서 역경지수를 높이고 직원 교육에 활용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8. 디자인( ) 경영
디자인을(중요시하는) 경영, 디자인(을 전략으로 하는) 경영, 디자인(전공자들이 하는) 경영, 디자인(마인드를 가진 경영자가 하는) 경영, 디자인(을 혁신의 도구로 사용하는) 경영, 디자인(을 차별화 포인트로 하는) 경영, 디자인(을 잘하는 디자이너에게 허영심과 명예를 주는) 경영, 디자인(을 소비자의 가치로 전환하는) 경영.
'디자인'에 대한 정의가 사람마다 다르고 '경영'에 대한 정의가 학자마다 다르듯 '디자인 경영'에 대한 정의도 아마 사람 수만큼 나오지 않을까. 단어에 대한 정의를 굳이 내려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정의의 여지를 남겨 둠으로써 다양한 생각과 접근을 통해 또 다른 혁신이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지금 '디자인( ) 경영의 괄호 안에 들어갈 당신만의 서술어를 만들어 보자. 당신이 생각하는 디자인 경영 이란 무엇인가?
문제는 디자인 경영의 정의가 아니라 초점이다. 초점이 있는 디자인 경영만이 시장을 태워 버릴 수 있다.
19. 소비자 조사와 시장 조사의 함정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소비자 조사나 시장 조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금까지도 항상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시장 조사를 통해서 먼 훗날 실패한 브랜드가 될 뻔한 일을 막았거나,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은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조사를 통해 '절대 런칭하지 말라'는 결과를 얻었음에도 런칭한 뒤 시장을 뒤흔든 브랜드가 된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객관화, 정량화된 조사 결과를 100% 신뢰하거나 반대로 리더의 직관에 의존해 브랜드의 사활이 걸린 문제를 결정하는 것, 둘 중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치면 조사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따라서 브랜더, 마케터들은 조사 전에 소비자에게서 나오는 다음의 세 가지 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 하나는 소비자의 불만, 또 하나는 소비자가 말하고 싶지 않은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비자가 미처 의식하지 못한 그들 내면의 소리다.
브랜더의 치명적인 실수는 브랜더가 스스로 듣고 싶은 말만 듣는 순간 발생한다.
20. 탐미주의 소비 트랜드
"저 아름다움은 신의 의지로 받아들여야만 할 정도로 완벽하다. 따라서 그녀 앞에선 사람이 만들어 낸 법은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 그러므로 무죄를 선고한다."
웬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싶겠지만 실제 그리스 법정에서 판결로 선포되었다. 이런 가당치 않은 판결의 수혜를 입은 사람은 그리스 고급 창부의 대명사 격인 프리네라는 여자다. 그녀는 에우티아스라는 고관대작의 사랑을 거부해서 눈 밖에 났고, 결국 신성 모독죄를 뒤집어쓴 채로 법정에 섰다. 프리네의 애인이자 변호사인 히페리데스가 그녀를 열심히 변호하다 어떤 말로도 설득이 되지 않자 최후의 수단으로 재판관들 앞에서 프리네의 옷을 벗겼다. 그녀의 아름다운 육체에 매혹된 재판관들은 비이성적이고 비논리적인 판결을 내리고야 만다. '예쁘면 다 용서된다'는 주장이 얼마나 비논리적인가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실제로 예쁘다는 이유로 소비자들로부터 갖은 단점들을 다 용서받는 브랜드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된다면 조금 억울한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이를 '탐미주의 소비 트렌드, 혹 은 '프리네 소비 이론'이라는 말로 설명해 본다. (물론 미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요동치지만) 인간은 본래 미를 추구하고 선호한다는 각종 연구 결과를 이론적 배경으로 둔 채로 말이다.
최고의 디자이너로 추앙받는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알레시의 레몬 압착기, 수돗물보다 깨끗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아무리 뉴스에 나와도 판매량에 별 해가 없다는 각종 수입 생수 브랜드들(물병의 디자인 때문에 들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이런 브랜드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은 아직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말 겉모양의 아름다움만으로 브랜드가 영구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 “예뻐서 샀다" 안에 그들조차도 모르는 얼마나 많은 심리적 요인들이 숨어 있을지는 가늠할 수 없는 데다 시간이 지날수록 브랜드의 디자인이 아니라 디자인 안에 숨겨진 가치를 보는 것이 사람들의 습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브랜드는 아름답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상으로 아름다움 안에 어떤 가치를 숨길 것인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출처 : 유니타스브랜드 편집부(UNITASBASEL) 『브랜딩 임계 지식사전 SEASON IL』 MORAVIANUNIT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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